“물리학자 파인만은 말했다. “과학은 본질적으로 즐거운 탐구다”, “나는 과학을 놀이처럼 여겼다.” 그렇다. 과학은 재미있어야 한다. 그런데 재미에 술까지 곁들여진다면! 이 책 한 권이 과학이 재미없다는 편견과 술은 그냥 마시는 것이라는 통념을 송두리째 뒤엎는다. 저자인 장홍제 교수는 국내 최고의 화학자 중 한 명이자 술에 대한 넘치는 애정을 과학의 언어로 풀어내는 입담꾼이다.
《들뜨는 밤엔 화학을 마신다》는 그가 오랫동안 쌓아온 화학적 지식과 술에 대한 인간적 호기심을 한데 빚은 결과물이다. 술을 왜 마시는가부터 시작해서 술이 인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향기와 맛은 어떻게 뇌를 자극하는지, 숙취는 왜 오며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심지어 미래의 술은 어떤 모습일지까지 술과 인간 사이의 모든 주제를 망라한다. 술자리에서 건네는 한마디 농담처럼 가볍게 시작되지만 어느새 뇌 속에서는 알코올 대사 경로가 그려지고 유전자와 도파민 수용체, 후각 수용기와 알데하이드 분해효소의 이름이 떠오른다.
이 책은 ‘재밌는 과학 설명서’에 그치지 않는다. 각 장마다 등장하는 문학가, 예술가, 철학자의 술에 대한 명언이 여운을 더하고 “건배!”로 마무리되는 장의 부제들이 독서 자체를 하나의 술자리처럼 만든다.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장홍제 교수가 유튜브에서처럼 눈을 반짝이며 당신에게 말을 거는 듯한 착각이 든다. 어렵지 않지만 얄팍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재미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과학이 친숙해지고,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술이 더 깊어진다. 둘 다 좋아한다면? 그야말로 환상의 궁합! 책장을 넘기는 손은 어느새 술잔을 드는 손과 닮아간다. 자, 그럼 이제 책장을 들이켜며 외쳐보자. “과학과 인생, 그 모든 기막힌 발효에 건배!””